#시녀이야기
#feel
✒ 마거릿 애트우드
📔 우리는 한때 체육관으로 쓰던 곳에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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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워렌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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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점까지. 주인공 오브프레드가 서술하는 단편적 기억들은 수 많은 정보를 지니며 내 위로 쏟아졌다. 그리고 점점 이야기의 실마리가 잡히면서 동화되는 감정들. 그의 갈망과 주저함 모두 이해됐다.
‘자매처럼 지내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는 없다고 했다. 있다면 아마 ‘소로라이즈(sororize)’쯤 되겠지
“아름다운 오월의 낮(May day)이로군요.” 오브글렌이 말한다. 대답을 기다리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몸짓을, 나는 보지도 않고 느낀다.
10초 동안 정자를 제공하는 것 외에 그들이 무슨 쓸모가 있겠니? 남자라는 건 여자들을 더 만들어내기 위한 여자의 도구일 뿐이야.
친구 좀 봐, 당근을 썰고 있잖아. 바로 저걸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몸을 탱크가 밀고 지나갔는지 모르는 거냐? 요리는 취미라고요. 재미있어요. 루크는 대꾸했다. 취미, 취미 좋아하네. 엄마는 말하곤 했다. 나한테 둘러댈 필요는 없어. 옛날옛적에는 그런 취미는 꿈도 못 꿀 시절이 있었다네. 요리를 했다간 게이라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 제발, 엄마,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지 좀 말아요. 그러면 내가 말린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넌 그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하는구나. 도대체 이해를 못해, 안 그래?
당신이 내 돈을 다 갖는단 말이지, 내가 죽은 것도 아닌데. 농담처럼 말했지만, 막상 내뱉고 보니 소름이 끼쳤다.
우리에겐 아직도…….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아직 뭐가 남았는지 말을 끝맺지는 못했다. 갑자기 나는 루크가 ‘우리’라는 말을 쓸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한, 루크는 아무것도 빼앗긴 게 없었다.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 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남자들에게서 느끼는, 심지어 가끔은 루크한테서도 느낄 수 있던 적대감이 그에게선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그는 머릿속으로 ‘나쁜 년’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는 정말 아빠 같은 느낌이다.
‘그 빌어먹을 놈들한테 절대 짓밟히지 말라’는 뜻이오.